반도체 및 테크 섹터 심층 분석

ASML 실적이 증명한 것 — 한국이 반도체 장비 수요의 절반을 삼킨 이유와 우리 포트폴리오의 다음 수

Lab Director 2026. 4. 26. 17:16


ASML 1분기: 숫자보다 지역 비중이 말해주는 것

ASML이 4월 1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88억 유로(약 13조 원), 순이익 28억 유로. 시장 예상치(매출 85억 유로, 순이익 25억 유로)를 깔끔하게 상회했다.
하지만 진짜 뉴스는 매출 숫자가 아니다. 지역별 비중이다.
한국 45%, 중국 19%. 직전 분기(4Q25)와 비교하면 한국은 크게 늘었고 중국은 절반으로 줄었다. EUV 시스템이 전체 시스템 매출의 66%를 차지했다는 점까지 더하면, 그림이 선명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양산을 위해 EUV 장비를 대규모로 도입하면서, 한국이 사실상 글로벌 반도체 장비 수요의 중심이 되었다.
ASML CEO 크리스토프 푸케는 "AI 관련 인프라 투자로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 고객들이 2026년 이후 증설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고 밝혔다.

왜 한국이 45%인가 — 세 가지 구조적 이유

이유 1: HBM4는 EUV 없이 불가능하다

HBM4는 12단 이상 적층, 미세 회로 패턴, 열관리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데, 이 중 어떤 것도 EUV 다층 노광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전 세대(HBM3E)까지는 EUV가 선택이었지만, HBM4부터는 필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2026년 하반기 HBM4 양산을 확정하면서 EUV 장비 확보가 생존 문제가 되었다. ASML의 Low-NA EUV 1대당 약 4천억 원, High-NA EUV는 그 이상이다. 하이닉스가 8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다년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 맥락이다.

이유 2: 삼성전자의 메모리-파운드리 겹침 수요

삼성전자의 특이점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쪽에서 동시에 EUV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파운드리 2nm 공정 확장, 테슬라 AI4.1 칩 수주, HBM4 자체 생산까지 겹치면서 삼성의 EUV 장비 가동률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ASML 실적에서 한국 비중 45%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게 업계 공통 분석이다. 하나의 회사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쪽에서 EUV 수요를 끌어올리는 경우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유 3: 중국 빈자리를 한국이 완전히 채웠다

미국 MATCH 법안(ASML 이름이 명시된 대중국 수출 금지 법안)이 발의되면서, 중국의 DUV 구매 사전 주문이 끝나고 비중이 급감했다. 4Q25에 36%이던 중국 비중이 1Q26에 19%로 떨어진 것.
하지만 ASML은 매출 감소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한국과 대만이 그 빈자리를 완전히 채웠기 때문이다. 오히려 단가가 높은 EUV 시스템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총이익률 53%를 달성했다. DUV(중국 주력)에서 EUV(한국 주력)로의 전환이 ASML에게는 이익이다.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주목해야 할 점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37.6조 원, 사상 최대

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52.6조 원, 영업이익 37.6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HBM3E 수요 폭발로 영업이익률이 71%에 달한다. 이 정도 여유 자금이면 80억 달러 ASML 계약은 현금흐름에 아무런 무리가 없다.
HBM3E에서 HBM4로의 전환기에도 하이닉스의 선도 위치는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ASML 다년 계약이 그 보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턴어라운드가 메모리 수혜와 겹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다. 테슬라 AI4.1 칩 수주가 확인되었고, 2nm 공정에서도 고객 다변화가 진행 중이다. 메모리 사이클 업과 파운드리 턴어라운드가 겹치는 시점에 EUV 장비 투자를 대규모로 단행하는 것은 자신의 표현이다.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ETF: 분산 투자의 가치

개별종목 리스크를 줄이면서 K-반도체 업사이클 전체를 담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뿐 아니라 ISC, 주성엔지니어링, 피에스케이 등 EUV 공정 소부장까지 포함한다. ASML 실적이 보여준 "한국 = EUV 수요의 중심"이라는 내러티브를 가장 직접적으로 담는 ETF다.

리스크 —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MATCH 법안: DUV 전면 금지의 파급력

MATCH 법안이 상하 양원을 통과하고 대통령 서명을 받으면, 중국으로의 DUV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현재 19%인 중국 비중이 더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한국과 대만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고, EUV 단가가 DUV보다 높아 매출총이익률에 오히려 긍정적이다. MATCH 법안의 실질적 타격은 제한적이다.

하이닉스 2027년 EUV 80대 인도: 시장 기대 하회 가능성

ASML은 2027년 Low-NA EUV 80대 인도를 예상했지만, 바클리스는 90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80대가 확정되면 시장 기대치 하회로 단기 주가 압박이 올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80대만으로도 충분한 매출 가시성을 확보한다.

AI 투자 사이클 둔화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가 냉각되면, 반도체 장비 수주에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ASML의 388억 달러 수주잔고가 완충 역할을 하지만, 주문 감소는 주가에 즉각 영향을 준다.

결론 — ASML 실적이 우리에게 주는 신호

ASML 1분기 실적의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다. 한국 반도체가 AI 인프라의 물리적 기반을 책임지고 있다. 매출의 45%가 한국에서 나왔다는 것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지금 EUV 장비를 대규모로 도입하며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 포트폴리오의 삼성전자,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ETF는 이 흐름의 직접적 수혜주다. ASML의 숫자가 증명하는 것은, 우리가 보유한 종목들의 펀더멘털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분할 매수 원칙을 유지하고, 현금 비중을 확보한 채로 HBM4 양산 본격화(2026 하반기)를 기다리면 된다.
 
 
*관련 종목: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삼성전기(006150), ISC(039420),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441340)*
*참고: ASML Q1 2026 실적 보고서, CNBC, TIKR Research, Investing.com, 디일렉*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